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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렬 인물화展 임종렬

  • 내용
    인류의 역사는 그림과 문자의 역사라고도 지나치지 않다. 이 두
    가지에 의해 인류의 역사가 기록되어왔기 때문이다. 전자문명시대
    라고 할 수 있는 현대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류의 생활상을 기록
    하고 남길 수 있는 방법이 강구되어 있다. 전자 칩 하나에 영화 수
    백 편을 저장할 수 있는 압축된 시간 및 공간의 시대가 된 것이
    다. 하지만 전자문명 이전에는 그림과 문자가 역사를 기록하는 유
    일한 방법이었다. 특히 눈에 보이는 실상을 그대로 전하는 그림이
    야말로 지나간 역사를 생생하게 되살릴 수 있는 인류 최대의 발명
    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가운데서도 초상화 양식은 인류의 역사
    를 이끌어온 인물들의 실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 및 가치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임종렬은 최근 초상화 양식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을 보이고
    있다. 초상화만으로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
    다. 인물화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부족한 한국적인 현실에서 초
    상화를 그리는 것은 화가에게는 힘겨운 일이다. 물론 그로서는 오
    래 전부터 인물화를 병행해온 터여서 초상화를 그리는 것이 새삼스
    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초상화에 대한 관심을 넘어 본격적인 초
    상화만으로 전시회를 준비하는 일은 흔치 않다는 점에서 그의 행보
    가 남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다.
    초상화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그림 양식이지만 세계미술사를
    장식하는 수많은 명화가 말해주듯이 회화양식에서 가장 중요한 위
    치를 차지한다. 초상화 속의 인물은 대다수가 역사를 이끌어온 중
    심적인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군주시대나 전제주의시대가 아닌
    민주주의시대인 오늘날에도 초상화의 수요는 여전히 역사를 주도하
    는 주요 정치가나 경제인들에게 국한되고 있다. 다시 말해 미술관
    에 걸린 초상화는 군주나 전제주의시대부터 정치가나 귀족 그리고
    거부들에 한정함으로써 초상화란 특정계층의 사람들의 전유물인 것
    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기에 보통 시민들로서는 초상화로 남겨
    야 한다는 인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임종렬이 초상화 작업에 열정을 보이는 것은 특정 계층에 한정했
    던 초상화의 저변확대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인식에서다. 즉,
    시대를 주름잡는 유명 정치인이나 경제인이 아니더라도 자기 분야
    에서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는 인물들로 그 대상을 넓혀나가고
    자 한다. 그럼으로써 보다 다양한 분야의 성공신화를 초상화라는
    회화양식으로 기록하는데 의미를 두고자 한다.
    실제로 이번 전시회에 출품하는 초상화에는 자기 분야에서 성공적
    인 길을 걷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고난과 역격을 딛고 당당
    히 전문적인 분야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들이야말로 귀
    감이 될 수 있다. 민주주의시대 시민들은 바로 그와 같은 성공스토
    리를 원한다. 현실로부터 너무 먼 곳에 위치한 사람들이 아니라 일
    상적인 삶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인물들의 성공스토리야말
    로 보다 더 감동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는 이와 같은 인물들을 대상으로 하여 따스하면서도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인물상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한다. 미술관
    에서 볼 수 있는 초상화는 대체로 근엄하고 엄숙하며 차가운 인상
    이다. 이는 우러러보는 입장, 또는 범접하기 어려운 존재에 대한
    존엄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왠지 다른 세계에 살고 있
    는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도 이렇듯이 사회적인 고귀한 신분
    임을 강조하는 데 기인한다.
    반면에 그의 초상화는 보다 더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의 인물
    들이 주류를 이룬다. 우리로부터 멀리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친근
    한 이웃과 같은 인물이다. 그러면서도 자기분야에서 성공적인 신화
    를 만들어낸 당당한 주역으로서의 자신감과 성취감이 느껴지는 분
    위기를 중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개인적인 인물을 대상으로 하는
    초상화일지라도 회화적인 아름다움을 간과할 수 없음을 명확히 인
    식하고 있다.
    그의 초상화에 등장하는 인물은 근엄하게 의자에 앉아 있거나 화
    려한 장식의 실내를 함께 보여주는 귀족풍과는 달리 일상적인 생활
    의 한 단면을 포착하고 있다. 그러기에 포즈는 지극히 자연스럽
    다. 설령 의도적인 포즈일지라도 과장이 없다. 인물 자체의 현실적
    인 삶 가운데 일어나는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까닭이다. 그러기
    에 사실성이 강하게 느껴진다. 사실성이야말로 그의 초상화가 가지
    고 있는 특징이자 장점이다.
    그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인물화임에도 거기에는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친근감과 함께 시각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따라서 미술관에서 보는 초상화의 엄숙
    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지닌다. 무엇보다도 밝고 아름
    다우며 경쾌하다는 인상이다. 채도 및 명도를 높임으로써 그림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밝고 아름답게 보인다. 밝고 아름답다는 것은
    긍정의 표현이다. 성공적인 신화를 일군 인물들이 이룬 성취감은
    당연히 긍정적인 논리에 근거하기 마련이다.
    그는 이와 같은 성공적인 인물로서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방법으
    로 밝은 이미지를 택하게 된 것이다. 그러기에 인물의 표정이나 동
    작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경쾌한 느낌을 강조한다. 무엇보다도 인물
    의 미소 속에 숨겨진 성취감과 자신감을 표현하는데 심혈을 기울이
    고 있다. 이는 눈에 보이는 사실의 재현과 더불어 인물 자체의 내
    면을 표출하는 것이 이상적인 초상화이기 때문이다. 어느 면에서
    는 외형보다는 내면세계를 간파하는 것이야말로 초상화의 성공적
    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그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풍경화나 정물화처
    럼 초상화도 아름다운 시각적인 이미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신념
    이다. 즉, 풍경화나 정물화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이 초
    상화에서도 구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초상화는 이렇듯이 누
    구나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일반적인 인물화에 근접하는 방향으
    로 가고자 한다. 특정 개인을 위한 그림이 아니라 아름다운 그림으
    로서의 가치를 중시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그는 초상화
    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바꾸는 계기를 만드는 데 그 선도적인 역
    할을 한다고 할 수 있겠다.

    - 신항섭(미술평론가) -
  • 기간
    2013.10.22(Tue) ~ 10.27(Sun)
  • 시간
    11:00 - 20:00
  • 문의
    02)3705-9021
  • 학력
  • 약력
    개인전 : 14회
    운영위원 :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 역임 / 한국수채화협회 공모전 운영위원 역임
    나혜석미술대전 운영위원 역임 / 신사임당미술대전 운영위원 역임
    서울미술대전 운영위원 역임
    심사위원 :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사)한국수채화협회 공모전 심사위원 역임
    고양국제아트페어 심사위원 역임 / 나혜석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한성백제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소사벌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신사임당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서울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초대전 : 한국구상대전 / 서울미술대전(서울시립미술관)
    일본화랑협회전(동경) : 긴자화랑 대표작가 / 서울아카데미 수상자 초대전
    인천국제여성비엔날레 / 한.중.일 수채화교류전 등
    현 재 : 한국여류수채화협회 고문(회장 역임) / 서울 아카데미 회원(부회장 역임)
    한국수채화협회 회원(부이사장 역임)/ 한국미술협회수채화분과 회원(운영이사 역임)
    그 외 목우회, 한국인물작가회, 전미협, 대한민국회화제, 강화미협,
    국제문화플러스 회원